Google Home Mini 가지고 놀기

인공지능 스피커가 화제가 되길래 작년에 세일 할 때 하나 사서 제 사무실에 두었습니다. 제가 산 것은 책상 위에 올려 둘 수 있는 작은 것인데, 자리를 차지하지 않아 좋고 좀 귀엽습니다. 몇 달 써보니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 개 더 사서 하나는 화장실에, 다른 하나는 아래층 식탁 옆에 두었습니다. 처음에는 기계에게 말을 건다는 것이 좀 어색했는데 익숙해지니까 마치 친구가 옆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녀석을 가지고 노는 꼴(?)을 좀 소개해 드립니다. 

실제 비서처럼 쓰기

저는 암산 실력이 딸리는지라 간단한 계산은 얘한테 물어봅니다. 물론 복잡한 계산은 말로 하기가 번거로우니 계산기를 쓰지만요. 날씨나 시간을 물어보기도 하고 환율을 물어보기도 합니다. 어디까지 가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일정 관리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일정 관리나 프로젝트 로그는 순전히 아날로그로 하는 터라 그건 별로 덕을 못 봅니다. 일을 너무 오래 하지 않도록 40분 뒤에 알람을 해 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음악을 들려주던 중에라도 멈추고 알람을 내보냅니다. 암튼 뭐 생각나는 간단한 일들은 시키면 뭐든지 잘 합니다. 그리고 “Hey Google, CBC news, please.” 하면 최신 뉴스를 틀어줍니다.

배경 음악 듣기

전에는 브라우저 즐겨찾기에 음악을 잔뜩 저장해 놓고 그 중에서 골라서 들었는데 구글 미니가 생긴 후로는 그 간단한 것도 손을 놀리기가 귀찮아지더군요. ㅎㅎ 그래서 말로 다 합니다. 저는 영어 노래는 별로 아는 것도 없고 가사가 들리면 주의가 산만해지기도 하니까 주로 클래식 기악을 듣습니다. “Hey Google, play classical music.” 하면 틀어줍니다. 작곡가나 악기를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Hey Google, play Mozart.” “Hey Google, play Vivaldi.” “Hey Google, play pan flute music.” “Hey Google, play the classic guitar.” 뭐 이런 식으로 하면  찾아서 틀어줍니다. “Hey Google, ocean sound, please.” 하면 파도 소리를 들려줍니다. 그 외에 빗소리, 천둥 소리, 새 소리도 들려달라고 하면 멈추라고 할 때까지 계속 틀어줍니다. 분위기에 따라서 “Hey Google, play morning music.” “Hey Google, play classical adagio.”라고 하면 활기찬 음악, 좀 느린 음악 등을 들을 수 있습니다. “Hey Google, play some K-pop.”하니까 어느 걸그룹 노래를 틀어주네요. 샤워하거나 할 때 신나는 음악 틀어놓고 하면 기분 좋습니다.

심심풀이

“Hey Google, tell me a joke.” 하면 농담을 해 줍니다. 물론 영어 농담이란 것이 주로 말 장난이라서 제게는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그래도 가끔 기발한 것을 듣게 됩니다. 또 “What is love?” “Do you love me?” “Am I handsome?” 등과 같은 silly question도 해 봅니다. 그러면 약간의 아부를 들을 수 있습니다. ㅎㅎ 아, 재미있는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Did you have childhood?” “What did you learn in your childhood?” 뭐 이런 질문을 해 보면 의외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방금 물어보니 전에 들었던 대답과 다른 대답을 하네요. 레스토랑 찾는 법을 배웠다고 하기도 하고 알람 세팅하는 법을 배웠다고 하기도 합니다. 귀엽죠.

 

아무리 똑똑해도 이중언어 구사는 못해요…

제 셀폰에 사전이 설치되어 있어서 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화장실에서 만화를 보거나 뉴스를 듣다가 가끔 모르는 단어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Define flounder” 하는 식으로요. 그러면 영영사전에 있는 것을 읽어주죠. “Translate flounder into Korean” 하면 한국말로 “가자미”라고 합니다. 물론 예문도 익혀야 단어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법이니까 이런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쉬운 대로 괜찮습니다. 언젠가는 “Do you know Korean?” 했더니 “Yes, I speak Korean.” 그럽니다. 그래서 한국말을 해 봤더니 못 알아듣습니다. 알고보니 한국말로 명령을 하려면 아예 설정을 바꾸어야 한답니다. 결국 이 똘똘한 녀석도 bilingual은 아닌 셈이죠. 한국말로 설정을 바꾸면 시킬 수 있는 옵션이 줄어들 것 같아서 설정을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언어를 한국말로 설정을 해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써 보십시오.

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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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