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 tool 시장에 대한 이해(3): 추천하는 CAT Tool

 

이번 글에서는 제가 사용하는 CAT tool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Fluency라는 프로그램을 씁니다.쓰기 시작한 지 이제 한 3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맘에 안 드는 구석이 솔직히 많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끊임없이 노력해 가는 회사의 모습이 맘에 듭니다. 문제가 생기거나 질문이 생기면 help 기능을 이용해 연락을 하면 주말에도 답을 해 줄 정도로 성의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이 프로그램을 다른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고,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좀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우선 화면 캡처 하나 띄워보겠습니다.

 
플루언시 수평형 보기
Fluency 수평형 보기

 

플루언시 수직형 보기
Fluency 수직형 보기
 

제가 이 프로그램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통합된 사용자 인터페이스

앞의 글에서 조금 언급했지만, 한 화면에 모든 리소스를 다 포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온라인 리소스를 인터페이스에 통합한 것의 위력은 써 보시면 압니다. 써보시지 않으면 제가 아무리 설명해도 알 수가 없고요.

 

 

2. 번역가의 필요에 따른 유연한 조절

이 프로그램은 번역가에게 상당한 자유를 줍니다. 우선 화면 배치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수직형, 수평형), 각 부분의 크기도 프로젝트의 성격이나 소스파일의 상태에 따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각 상자들의 크기를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번역가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계선을 잡아서 드래그만 하면 됩니다. 또한 온라인 리소스에 포함될 것들도 자신이 선택해서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컨대 의학 부문의 프로젝트를 많이 하신다면 의학 분야의 전문 사전이나 웹사이트들을 아예 등록해 놓을 수 있지요. 한글 맞춤법 검사기 등을 가져다 둘 수도 있고요.

 

 

3. 효율성

위에서 이미 언급한 장점들과 관련된 것인데, 플루언시에서는 찾고 싶은 단어나 구나 문장을 일단 드래그한 다음에는, ‘Ctrl+D’ 한 번으로 Concordance, 사전(네이버 사전을 사용), 구글 등의 많은 온라인 리소스를 한 번에 다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강력하냐 하면, 대략 10번 이상의 클릭과 타이핑 동작을 절약해 줍니다. 번역을 오래 하신 분은 “정말?”하실 것이고 번역을 많이 하지 않으신 분은 “그래서?”하면서 시큰둥하실 것입니다. :)

 

그래서 저의 맘에 안 드는 구석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것을 씁니다. 맘에 안 드는 구석이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1. 한국어를 비롯한 아시아 언어에 대한 이해가 아직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뭐 이건 플루언시만의 문제는 아니라 다 그렇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그런 것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줄 알지만, 한국어나 일본어의 조사 같은 것, 그리고 앞의 단어의 발음에 따라 그런 조사의 발음도 바뀐다는 그런 원리를 아무리 설명해 줘도 이해를 못해요. 답답… 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개발되어서 인도 유러피언 언어들에만 적용되는 원리를 기초로 하고 있어요. 다시 한 번 답답… 뭐 그래도 어떡해요? 아쉬운 대로 써야죠. (좀 딴 얘기지만 저는 한국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CAT tool을 한 번 만들면 어떨까 하는 기대도 살짝 해 봅니다.)

 

  1. 계속해서 개발하는 중이라 불안정한 때가 가끔 있습니다. 거의 일주일에 평균 서너 개의 업데이트들이 자동으로 배달되는데, 뭔가를 더 좋게 하려다 가끔은 아주 기본적인 기능들(예컨대 찾기+바꾸기)을 건드리는 수가 가끔 있어요. 그럼 정말 짜증 많이 나죠. :) 연락하면 금방 고쳐주긴 합니다.

 

저는 제 선택을 소개해 드렸을 뿐이고, 여러분께서는 여러분 나름대로 판단을 하십시오. 플루언시밖에 모르시면 플루언시 쓰시다가 “아니, 이거 왜 이렇게 불편해?”하고 저한테 원망을 돌리실 수도 있는데, 저는 그런 것은 전혀 원치 않습니다. 저는 사실 모든 CAT tool들이 다 맘에 안 드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가 판단하기에 장점이 단점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것을 저의 책임 하에 선택해서 쓰는 것일 뿐입니다. 여러분께서도 그렇게 스스로 판단하시고 스스로 책임지셔야 하는 것이죠. 시장 전체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온라인 리소스를 통합한 소프트웨어들이 더 많이 나와서 그것들 사이에 또 서로 경쟁이 이루어져서 더욱 발전해 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하나의 소프트웨어에 너무 목숨 걸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축적해 둔 TM은 다른 소프트웨어로 바꿀 때 다 import(해당 소프트웨어 체계 속으로 불러들임) 할 수 있습니다. 몸이 성장하면 작아진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요.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회사의 어떤 CAT tool이 아니라 번역가입니다. 그리고 그 번역가가 정성들여 만들어 내고 축적해 온 TM입니다.

 

(나중에 덧붙임: 제가 플루언시 할인 구매 코드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용하실 분은 여기를 클릭해 보십시오.)

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

One comment

  1. 번역가에게 꼭 필요한 지식들을 알려주는 귀중한 웹싸이트입니다.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여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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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