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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번역가의 초반 커리어 전략: 생활비 낮추기(3)

이번 포스트에서는 생활비를 줄이는 실제적인 아이디어 몇 가지를 서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부동산의 위력을 보면서 살았던 한국 사람인지라 집에 대한 사람들의 특별한 집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집, 검소한 집에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근검절약입니다. 이것에서 실패하면 나머지 모든 것들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라고. 큰 집을 사거나 렌트하느라고 많은 돈을 들이면서 다른 데서 열심히 절약해 봐야 별 소용이 없습니다. 자기 분수에 넘치지 않는 적절한 집을 구하십시오. 그러면 기초 생활비를 줄이려는 목표의 반 이상은 이미 달성한 셈입니다.

 

집과 관련해서 세 가지 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집을 ‘소유’하는 것이 최선은 아닙니다. 집은 소모품입니다(제가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이해한 개념…). 소모품을 빚을 얻어서 사는 것은 American dream, Canadian dream이 아니라 은행의 배를 불리는 이데올로기입니다. 형편이 되어서 투자를 다각화하는 측면에서 사는 것이야 괜찮지만 과도한 빚을 얻어서 집을 사는 것은 평생 열심히 돈을 벌어서 은행에 갖다 바치는 삶을 살도록 할 뿐입니다. 제가 읽은 책들에 의하면 북미의 보통 사람은 자기 평생 소득의 삼분의 일을 은행에 바친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집을 사도록 가장 열심히 독려하는 것이 누군지 아십니까? 물론 부동산 업계, 보험회사, 건축 업자, 집 수리업자 등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는 은행입니다. 사람들이 모기지를 얻어 집을 사면 은행은 그 때부터 땅 짚고 헤엄을 칩니다. 은행을 위해 일하지 마십시오. 소모품은 무조건 저축해서 사든지 아예 안 사든지 하는 것이 personal finance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두 번째는, 이미 있는 집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핵심은 쓸데없는 물건들을 버리는 것인데, 1년 이상 안 쓴 것은 다 버리라고 하더군요. 저도 좀 실천해 보았는데 공간이 상당히 넓어집니다. 집이 상당히 비싼 것이기 때문에 잘 쓰지도 않는 물건들, 혹시 나중에 쓸지도 모르는 물건들로 채워두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고, 그런 물건을 없애고 집의 공간을 넓혀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고 즐거운 삶의 길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는, 번역하는 사람은 비싼 지역에 살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인터넷만 되면 어디든 살 수 있는 것이 번역가입니다. 한적하고 공기 좋은 시골은 인심도 좋고, 교통 문제와 주차 문제도 없고, 물가도 싸고, 무엇보다 집값이 쌉니다. 다들 특수한 사정이 있으니 일률적인 규칙 같은 것은 없겠지만 이 문제는 장기적으로 잘 고려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글에서 소개해 드린 책들이 제게 가르친 중요한 실제적 테크닉은  차를 사지 말라는 것입니다. 새 차는 딜러쉽에서 몰고 나오는 순간,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장 가격은 폭락하기 시작합니다. 차의 사용 가치야 그렇게 갑자기 떨어질 일이 없지만 차의 시장 가격은 사정없이 떨어지는 거지요. 제가 그 원리를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이 무슨 얘긴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앉아서 한 달에 몇백 불씩 손해 보는 일을 방지하려면, 많이 타지 않은 중고차를 사라고 하더군요. 렌터카 회사에서 사는 방법도 있고요. 제가 이것을 한 십 년 전에만 알았어도 지금까지 몇 만 불은 굳었을 텐데……

 

 

신용카드

신용카드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혜택을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은 신용카드라는 마수에 걸려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고도의 계산된 마케팅 기법에 어리숙한 일반인들은 당해 낼 재간이 없습니다. 저는 카드를 쓰면 항상 그다음 결제일에 전액을 다 갚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 번도 신용카드 이자를 내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전 제가 나름대로 상당히 지혜롭게 잘 사는 줄 알았죠.

 

그런데 책을 읽어 보니 그렇지도 않더군요. 신용카드는 감각을 무디게 만들어서 내가 얼마나 버는지 얼마나 쓰는지 잘 알지도 못하게 하고, 알 필요도 없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막연히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엄청나게 많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서 결국 과소비를 하게 만든다고 하는군요. 작은 혜택에 눈이 멀어 크게 당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던 거죠. 결국 해법은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더군요. 자동 결제를 걸어 놓은 것이 하도 많아서 아직 실천은 못하고 있는데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정리하고 하나만 남길 겁니다.

 

 

은행 수수료

내가 돈을 맡기면 그것을 가지고 장사를 하면서, 그러면서도 나에게 돈을 맡겼으니 수수료를 내라고 하는 것이 은행입니다. 생각해 볼수록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친구도 은행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지만 저는 은행에 대해 대단히 화가 나 있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햇빛이 쨍쨍할 때는 우산을 빌려 가라고 계속 추근대고, 그러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면 즉시 우산을 빼앗아 가는 것이 은행이라고.

 

저는 은행의 집요하고 교묘한 여러 가지 술책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에 저의 모든 거래를 온라인은행으로 바꾸었습니다. 옮기는 데 두어 달 걸렸지만, 일단 옮기고 나니 정말 모든 것이 무료입니다. 심지어 chequebook까지도. 당좌계좌에 대해서도 작은 액수지만 이자가 발생하고요. 그래서 이제는 은행이 아닌 제가 땅 짚고 헤엄칩니다. 푼돈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귀찮아도 한 번만 수고하시면 일 년에 몇 백 불은 절약됩니다.

 

 

좋은 회계사

 

 

세금 보고할 때 스스로 하면 한 2백 불 절약되는 것 같죠?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매년 바뀌는 세법을 다 이해하고 기억해서 내게 유리하게 적용할 재간이 없습니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돈을 버는 것이 훨씬 유리하죠. 좋은 회계사를 고르시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 했던 많은 혜택들을 찾아서 신청해 주고 적용해 주기 때문에 그것이 훨씬 나은 방법입니다.

 

 

소비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서인데 혹시 내가 정말 필요해서가 아니라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 같아서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건은 거짓된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계속 그 거짓말에 속습니다. 물건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합니다. 자유, 원칙과 소신이 있는 삶, 긍지, 이웃에 대한 배려, 그런 것들이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갑자기 웬 설교?). 몇 년 전에 어느 집을 방문했을 때 그 집이 물건으로 넘쳐나서 dysfunctional 하게 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Hoarding problem이라고 하는 것인데요,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 정신과 의사가 아니라서 그분을 치료할 재간도 없고…… 단어를 가지고 물건을 사지 말고, 대신 자유를 사십시오. 그것이 번역가의 삶이 아닐까 합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기초 생활비를 줄이고 나면 번역가로서의 삶이 행복해지고 비즈니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많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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